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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평의 : 재판관들이 중대한 헌법적 사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최종 결정을 도출하는 절차

by 지식한입드림 2025. 4. 17.

헌법재판소의 평의는 대한민국 헌법질서를 수호하는 핵심 과정으로, 재판관들이 중대한 헌법적 사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최종 결정을 도출하는 절차입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지명 사건 등 주요 헌법적 사안들에 대한 평의가 진행되면서, 이 절차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헌재 평의는 철저한 보안 속에서 이루어지는 비공개 과정이지만, 그 중요성과 의미는 민주주의와 헌법질서 수호에 있어 매우 큽니다.

헌재 평의의 의미와 역할

헌법재판소에서 열리는 평의는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을 비롯한 재판관들이 직접 참석해 사건의 쟁점과 절차 등 각자 의견을 나누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전적 의미로는 '의견을 서로 교환해 평가·심의·의논하는 것, 혹은 그 결과'를 말합니다. 평의는 재판관들이 헌법적 쟁점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고, 서로 다른 견해를 조율하며 최종 결정에 이르는 과정이며, 이를 통해 헌법적 가치와 원칙을 수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평의는 헌재법상 비공개가 원칙입니다. 이는 재판관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한 것입니다. 평의 후에는 재판관들이 투표를 통해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헌법재판소는 헌법적 쟁점에 대한 공정하고 중립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것입니다.

평의의 진행 절차와 특징

평의실 구조와 참여자

평의가 열리는 날 재판관들은 평의실 책상에 둘러앉아 안건을 논의합니다. 1기 헌재 재판부 때는 직사각형 책상이었으나 2기부터는 원탁으로 바뀌었습니다. 평의실에는 재판관을 제외하면 헌법연구관을 포함해 그 누구도 들어가지 못합니다. 이는 평의의 독립성과 비밀성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보안 조치

평의실에는 도·감청 방지 장치가 설치되며, 평의 도중 서류 등을 가져와야 하는 일이 생기면 평의를 중단하고 재판관이 직접 가져옵니다. 전직 헌법연구관의 말에 따르면, "평의가 끝나고 연구관에게 추가 연구 지시가 내려지면 '이런 부분이 논의됐나 보다'라고 짐작은 할 수 있지만, 평의 과정에는 아무도 접근할 수 없다"고 합니다. 이처럼 평의는 철저한 보안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진행 방식과 토론

평의는 주심 재판관의 '쟁점 보고'로 시작합니다. 주심이 쟁점에 대한 의견을 말한 뒤 재판관들이 무작위로 질문을 던지면 토론이 펼쳐집니다. 주심 재판관은 사건의 쟁점과 쟁점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설명하고, 이후 다른 재판관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방식으로 토론이 진행됩니다.

 

토론 과정에서는 때로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의견을 주고받다 고성이 오가거나 문을 열고 뛰쳐나가는 일도 있었다는 후문입니다. 김용준 전 헌재소장은 자신의 회고록에서 "처음에 왔을 땐 회의가 너무 산만했다"면서도 "서로 의견이 다른 사람들끼리 모여서 토론하는 가운데 1~2개 결론으로 압축해내니까 '아, 이게 민주주의구나' 깨달았다"고 밝혔습니다.

결정문 작성 과정

평의가 여러 차례 열리는 동안 연구관들은 재판부가 요구하는 논점과 해외 입법례 등을 살펴봅니다. 재판부 의견이 어느 정도 모이면 연구관들은 인용과 기각으로 나눠 결정문 초안 작성을 돕습니다. 평의가 진행될 때마다 초안은 꾸준히 보완됩니다.

 

윤 대통령 탄핵 사건의 경우, 10여명의 연구관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가 투입되었으며, 연구관들은 매일 밤샘 작업을 하며 결정에 필요한 법리 등을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경식 전 재판관은 회고록에서 "재판관끼리 싸우는 대신 '연구를 더 시키자'고 하기도 해 연구관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고 회고했습니다.

최종 결정과 표결 과정

윤 대통령 파면 여부와 같은 중요 사안은 최종평의에서 표결을 통해 결론이 납니다. 표결 전에는 가장 늦게 취임한 재판관부터 차례대로 자신의 '인용·기각' 등 의견을 간략히 설명합니다. 만장일치가 되지 않으면 토론을 진행하고, 표결 때까지도 의견이 하나로 좁혀지지 않으면 '소수의견'이 나오게 됩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 참여했던 한 재판관에 따르면 "만장일치가 되더라도 '이 부분에 대해 견해를 따로 표명하고 싶다'는 재판관이 나오면 보충의견을 적게 된다"고 합니다. 표결 결과에 따라 앞서 작성되고 있던 '인용' 또는 '기각' 결정문 중 하나가 채택되고, 재판관들의 소수·보충 의견을 추가한 뒤 최종 완성본이 나옵니다.

최근 주요 평의 사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평의

2025년 4월, 헌법재판소는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하는 탄핵심판 인용을 선고했습니다. 헌재 재판관들은 최종평의를 열고 마지막으로 결정문을 점검했습니다. 결정문에 단 한 줄의 흠결도 남기지 않도록 끝까지 점검한 것입니다.

 

탄핵 찬반 여론이 극심하게 갈리고 있는 상황에서, 결정문 안에 통합에 대한 메시지를 담을지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헌재는 윤 대통령 탄핵 사건 변론이 종결된 이후 4주째 재판관 평의를 지속했으며, 특히 윤 대통령 쪽이 제기했던 절차적 문제에 대해 헌재가 작은 흠결을 남기지 않으려고 결정문 작성에 신중을 기했습니다.

 

전직 헌법재판관은 "변론이 끝난 지 한참 지났기 때문에 인용이냐, 기각이냐 결정은 이미 났을 것이다. 결정문 문구 등을 조율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절차 관련 문제제기에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 때는 (헌재가) 논란 정도로 지적을 하고 넘어갔는데, 이번에는 모두 구체적으로 정리해 어느 쪽에서든 불복할 빌미를 만들지 않고 수긍하도록 결정문을 쓰느라 시간이 걸리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지명 관련 평의

2025년 4월, 헌법재판소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 재판관 후보자 지명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사건을 논의하기 위한 평의를 진행했습니다. 헌재는 일부 시민 단체와 변호사 로펌이 제기한 헌법소원 및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심의하기 위해 마은혁 재판관을 주심으로 선정했습니다.

 

한덕수 대행은 윤전 대통령 파면 이후 지난 8일 퇴임을 앞둔 문형배 이미선 재판관의 후임으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법 부장 판사를 지명했습니다. 이에 대해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지명할 수 있는지를 두고 논란이 일었고, 결국 헌재에 그 위헌 여부를 확인해 달라는 헌법 소원과 효력 정지 가처분이 접수되었습니다.

 

헌재는 2025년 4월 15일과 16일 이틀 연속 평의를 열고 한 대행의 헌법재판관 지명 효력 정지 여부 등을 논의했습니다. 마은혁 주심 재판관의 검토 내용을 토대로 한 대행이 대통령 지명 몫 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한 것이 타당한지 논의했습니다. 헌법재판소에는 지금까지 9건의 헌법소원과 권한쟁의 심판 청구 한 건이 접수됐고, 사건마다 효력 정지 가처분도 함께 접수되었습니다.

 

이 사안에 대해 재판관 5명 이상이 찬성하면 후보자 지명의 효력이 정지될 수 있으며,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이 오는 18일 퇴임하는 만큼 헌재는 시일이 걸리는 본안 결정에 앞서 먼저 지명 효력 정지 여부를 판단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의의 헌법적 의의와 중요성

헌재의 평의는 단순한 논의의 장이 아니라 헌법적 쟁점에 대한 심도 있는 검토와 토론을 통해 최종 결정에 이르는 핵심 과정입니다. 평의를 통해 재판관들은 다양한 헌법적 관점을 고려하고, 서로 다른 의견을 조율함으로써 헌법적 가치와 원칙을 수호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과 같은 국가적 중대사에 있어서 평의의 역할은 더욱 중요합니다. 헌재는 평의를 통해 헌법적 쟁점을 철저히 검토하고, 모든 절차적, 실체적 문제를 면밀히 검토함으로써 결정의 정당성과 합법성을 확보합니다.

결론

헌법재판소의 평의는 대한민국 헌법질서를 수호하는 핵심 절차로, 재판관들이 철저한 보안 속에서 헌법적 쟁점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고 결정을 내리는 과정입니다. 평의는 주심 재판관의 쟁점 보고로 시작해 재판관들의 토론, 결정문 초안 작성, 최종 표결 등의 단계를 거쳐 이루어지며, 이 과정에서 헌법연구관들의 지원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지명 관련 사건 등 주요 헌법적 사안들에 대한 평의가 진행되면서, 평의의 중요성과 역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헌재의 평의는 비공개로 진행되지만, 그 결과는 대한민국 헌법질서와 민주주의의 발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평의 과정의 공정성과 전문성, 독립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