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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룸 : Flume, 미래의 소리를 만드는 호주의 전자음악 천재

by 지식한입드림 2025. 9. 3.

플룸(Flume)은 현재 전 세계 전자음악 씬에서 가장 주목받는 아티스트 중 한 명이다. 본명 할리 에드워드 스트레튼(Harley Edward Streten)인 그는 1991년 11월 5일 호주 시드니에서 태어났으며, 퓨처 베이스 장르를 메인스트림으로 끌어올린 선구자로 인정받고 있다. 그의 음악은 몽환적이면서도 실험적인 사운드로 특징지어지며, 전통적인 일렉트로닉 음악의 경계를 끊임없이 확장하고 있다.

어린 시절과 음악적 시작ㅁ

플룸의 음악 여정은 매우 이른 나이에 시작되었다. 그는 13세 때부터 작곡을 시작했는데, 흥미롭게도 시리얼 상자에서 덤으로 나온 프로듀싱 CD로 처음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후 2010년 자신의 본명 이니셜을 딴 HEDS라는 명의로 하우스 음악을 프로듀싱하며 'Flow', 'Fizz' 등의 초기 작품들을 발표했다.

'플룸'이라는 아티스트명은 미국의 인디 포크 밴드 본 이베어(Bon Iver)의 곡 "Flume"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그가 초기부터 다양한 장르의 음악에서 영감을 받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데뷔와 초기 성공

Future Classic과의 만남

2011년 플룸의 음악 인생에 전환점이 찾아왔다. 호주의 Future Classic 레이블에서 주최한 자작곡 콘테스트에 'Sleepless', 'Over You', 'Paper Thin' 세 곡을 제출했고, 이 콘테스트에서 2위를 차지하며 레이블과 계약을 맺게 되었다. 이 세 곡은 그의 첫 번째 EP 《Sleepless》가 되었다.

셀프 타이틀 앨범의 성공

2012년 11월 9일, 플룸은 자신의 이름을 건 첫 번째 정규 앨범 《Flume》을 발매했다. 이 앨범은 호주 ARIA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하며 더블 플래티넘을 달성했다. 앨범에는 Moon Holiday, Jezzabell Doran, Chet Faker, T-shirt 등이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앨범이 런던 여행 중 노트북으로만 제작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플룸의 창작 방식이 얼마나 현대적이고 효율적인지를 보여준다. 앨범은 메타크리틱에서 73점을 받으며 평단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고, 호주의 대표적인 음악 시상식인 ARIA Music Awards에서 4개 부문을 수상했다.

대표곡과 음악적 특징

"Pata Pata"와 글로벌 성공

플룸을 세계적으로 알린 대표곡은 단연 "Pata Pata"다. 원래 1954년 남아프리카의 가수 미리엄 마케바가 부른 곡을 샘플링한 이 트랙은, 플룸만의 독특한 해석을 거쳐 전혀 새로운 곡으로 재탄생했다. 몽환적인 신스 사운드와 트랩 비트가 결합된 이 곡은 전 세계 클럽과 페스티벌에서 애창곡이 되었다.

"Never Be Like You"의 상업적 성공

2016년 발표된 "Never Be Like You"(featuring Kai)는 플룸의 가장 큰 상업적 성공작이다. 이 곡은 호주에서 1위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 빌보드 핫 100에서 20위까지 올라가며 더블 플래티넘을 달성했다. 뮤직비디오는 YouTube에서 1억 2천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 곡의 가사는 관계의 종료 후 느끼는 복잡한 감정을 다루고 있으며, Kai의 섬세한 보컬과 플룸의 정교한 프로덕션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다.

리믹스 작업의 달인

플룸은 오리지널 작품뿐만 아니라 리믹스 작업에서도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다. 특히 Disclosure의 "You & Me" 리믹스는 라코스테 광고에 삽입되면서 그의 명성을 크게 높였다. 또한 Lorde의 "Tennis Court", Sam Smith의 "Lay Me Down"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곡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했다.

음악적 스타일과 혁신

퓨처 베이스의 선구자

플룸은 퓨처 베이스 장르를 대중화시킨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퓨처 베이스는 하드한 덥스텝과 달리 더 멜로딕하고 감성적인 요소를 포함하는 장르로, 플룸은 여기에 독특한 보컬 샘플링과 복잡한 퍼커션을 결합하여 자신만의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실험적 사운드 디자인

그의 음악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 중 하나는 독창적인 사운드 디자인이다. 전통적인 신스 사운드에 만족하지 않고, 다양한 오가닉 사운드와 필드 레코딩을 활용한다. 특히 2022년 앨범 《Palaces》에서는 호주 북부 뉴사우스웨일스의 해안 마을로 이주한 후 새소리를 직접 녹음하여 앨범 전반에 활용했다.

시각적 완성도

플룸은 음악뿐만 아니라 시각적 측면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아티스트다. 그의 앨범 커버들은 독특한 색감과 디자인으로 일관된 시각적 정체성을 보여준다. 특히 조나단 자와다(Jonathan Zawada)와의 협력으로 만들어진 비주얼 작업들은 마치 갤러리의 작품을 보는 듯한 예술적 완성도를 자랑한다.

주요 앨범들

《Skin》 (2016) - 그래미 수상작

플룸의 두 번째 정규 앨범 《Skin》은 그의 경력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 중 하나다. 이 앨범으로 그는 제59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앨범상을 수상했으며, 수록곡 "Never Be Like You"는 최우수 댄스 레코딩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다.

앨범에는 Vic Mensa, Allan Kingdom, Raekwon, Little Dragon, AlunaGeorge, MNDR, Beck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참여했다. 각기 다른 스타일의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을 통해 플룸은 자신의 음악적 스펙트럼을 크게 확장시켰다.

《Hi This Is Flume》 (2019) - 실험적 도전

2019년 3월 20일 깜짝 발표된 믹스테이프 《Hi This Is Flume》은 17곡 38분의 실험적인 작품이다. 이 앨범은 플룸이 상업적 성공 이후 자신의 실험적 뿌리로 돌아가기 위해 제작한 작품으로, KUČKA, EPROM, JPEGMafia, SOPHIE, HWLS, slowthai 등과 협업했다.

앨범 제작 과정에서 플룸은 "너무 열심히 일하다 보니 음악과 투어가 싫어졌다"며 "잠시 평범한 생활을 해야겠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이런 고민을 거쳐 만들어진 이 작품은 그의 더욱 좌파적이고 실험적인 면모를 보여주며, 제62회 그래미 어워드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앨범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다.

《Palaces》 (2022) - 자연으로의 회귀

2022년 5월 20일 발매된 세 번째 정규 앨범 《Palaces》는 플룸의 가장 최근 정규작이다. 이 앨범은 그가 호주 북부 뉴사우스웨일스의 해안 마을로 이주한 후 "주변 동식물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다.

앨범에는 Oklou, May-a, Quiet Bison, Kučka, Laurel, Virgen María, Emma Louise, Caroline Polachek, Damon Albarn 등이 참여했다. 특히 Blur와 Gorillaz의 리더인 데이먼 알반과의 협업 트랙 "Palaces"는 많은 주목을 받았다.

What So Not 프로젝트

2013년부터 2015년까지 플룸은 같은 시드니 출신의 DJ이자 프로듀서인 Emoh Instead와 함께 What So Not이라는 듀오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High You Are"(Branchez 리믹스 버전으로 더 유명), "Jaguar" 등의 히트곡을 발표했다.

하지만 2015년 2월 플룸은 솔로 활동에 집중하기 위해 What So Not을 떠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후 What So Not은 Emoh Instead가 단독으로 이끌어가고 있으며, 여전히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라이브 퍼포먼스와 공연 활동

DJ Set과 Live Set의 구분

플룸의 공연은 크게 DJ SetLive Set으로 나뉜다. DJ Set은 일반적인 CDJ를 사용한 공연이고, Live Set은 다양한 전자악기와 전자드럼을 활용한 라이브 퍼포먼스다. 특히 Live Set에서는 그의 뛰어난 연주 실력과 무대 장악력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 첫 내한공연

2019년 8월 15일 광복절, 플룸은 드디어 한국 첫 내한공연을 가졌다. 한강 난지공원에서 열린 'Hangang Breezeway At The River 2019'에서 풀 라이브 셋으로 공연했으며, 블라인드 티켓이 30초 만에 매진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공연에서 플룸은 자신의 대표곡들과 함께 실험적인 새로운 트랙들도 선보이며, 한국 팬들에게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선사했다.

주요 페스티벌 출연

플룸은 전 세계 주요 뮤직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코첼라(Coachella), 로라팔루자(Lollapalooza), SXSW, 일본의 후지 록 페스티벌, 서머 소닉 등에서 공연했으며, 매번 관객들을 열광시키는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수상 경력과 업계 인정

그래미 어워드

  • 2017년: 《Skin》으로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앨범상 수상
  • 2020년: 《Hi This Is Flume》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앨범 부문 노미네이트

ARIA Music Awards

플룸은 호주의 가장 권위 있는 음악 시상식인 ARIA Music Awards에서 총 11개 부문을 수상했다. 이는 그가 호주 음악계에서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기타 수상

  • 2017년: 폴라 음악상(Polar Music Prize) - '음악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상
  • AIR Awards: 4개 부문 수상

협업 아티스트들

플룸의 음악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다양한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이다. 그는 장르와 국경을 넘나들며 수많은 뮤지션들과 작업해왔다.

주요 협업 아티스트

  • Chet Faker: "Drop The Game" 등에서 협업
  • Kai: "Never Be Like You"의 메인 보컬
  • Caroline Polachek: "Sirens"에서 협업
  • Damon Albarn: "Palaces" 타이틀 트랙 협업
  • SOPHIE: 《Hi This Is Flume》에서 "Voices" 협업
  • Toro y Moi: "The Difference" 협업

이러한 협업들은 단순한 피처링을 넘어서 각 아티스트의 독특한 색깔과 플룸의 프로덕션이 완벽하게 융합된 결과물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영향과 후계자들

퓨처 베이스 장르의 확산

플룸이 퓨처 베이스 장르를 메인스트림에 소개한 이후, 수많은 후배 프로듀서들이 이 장르를 발전시켜나가고 있다. Illenium, San Holo, Rl Grime, What So Not 등이 대표적인 예다.

호주 전자음악 씬의 부흥

플룸의 성공은 호주 전자음악 씬 전체에 큰 영향을 미쳤다. Future Classic 레이블을 중심으로 Hermitude, Alison Wonderland, RÜFÜS DU SOL 등의 아티스트들이 국제적인 주목을 받게 되었다.

사운드클라우드와 디지털 음악 플랫폼

플룸은 특히 사운드클라우드에서의 인기가 두드러진 아티스트다. 그의 사운드클라우드 구독자 수는 YouTube 채널 구독자보다 2배 가량 많을 정도로, 디지털 음악 플랫폼에서의 영향력이 크다. 이는 그의 음악이 특히 온라인 커뮤니티와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활동과 미래 전망

지속적인 실험과 진화

플룸은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해서 새로운 음악적 실험을 시도하고 있다. 2023년에는 《Things Don't Always Go the Way You Plan》과 《Arrived Anxious, Left Bored》 등의 믹스테이프를 연달아 발표하며 여전히 왕성한 창작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NFT와 디지털 아트

시대의 흐름에 맞춰 플룸은 NFT(Non-Fungible Token) 영역에도 진출했다. 《Palaces》 앨범의 뮤직비디오에는 그가 2021년 NFT 웹사이트에 업로드했던 비주얼들과 유사한 요소들이 포함되어 있어, 음악과 디지털 아트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를 보여주고 있다.

결론: 전자음악의 미래를 제시하는 아티스트

플룸은 단순한 DJ나 프로듀서를 넘어서 전자음악의 미래를 제시하는 아티스트다. 그의 음악은 기술적 완성도와 예술적 감성을 동시에 갖추고 있으며, 상업적 성공과 실험적 도전 사이에서 완벽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13세에 시리얼 상자에서 나온 CD로 음악을 시작한 소년이 이제는 그래미상을 수상하고 전 세계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가 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현대 음악 산업의 변화와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의 성공은 재능과 노력, 그리고 시대를 읽는 안목이 결합된 결과다.

 

앞으로도 플룸은 전자음악의 경계를 확장하며 새로운 사운드를 탐구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그의 음악을 통해 우리는 미래의 음악이 어떤 모습일지 미리 경험할 수 있으며, 동시에 음악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 플룸이라는 이름 자체가 '워터슬라이드'를 의미하듯이, 그의 음악은 청취자를 예측할 수 없는 음향의 세계로 빨려들게 하는 마법 같은 힘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