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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살바도르 교도소 : 세계 최대 규모의 테러범수용센터(CECOT)와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의 강경한 범죄 척결 정책

by 지식한입드림 2025. 9. 6.

세계가 주목하는 엘살바도르의 초대형 교도소

중미의 작은 나라 엘살바도르가 최근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세계 최대 규모의 교도소인 '테러범수용센터(Centro de Confinamiento del Terrorismo, CECOT)'를 건설하고 운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교도소는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이 추진하는 '범죄와의 전쟁' 정책의 상징적인 시설로 자리잡았습니다.

테러범수용센터(CECOT)의 규모와 현황

CECOT는 엘살바도르 수도 산살바도르에서 남동쪽으로 74km 떨어진 테콜루카 지역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 교도소의 규모는 실로 압도적입니다. 전체 부지 면적은 165만㎡로 여의도 면적의 절반 이상에 달하며, 이는 축구장 230개를 합친 크기와 맞먹습니다. 건물 면적만도 23만㎡에 이르는 거대한 규모를 자랑합니다.

 

2022년 7월부터 2023년 1월 사이에 건설된 이 교도소는 최대 4만 명의 수감자를 수용할 수 있어 라틴아메리카 최대 규모이자 수감자 수용 규모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교도소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2024년 6월 기준으로 현재 약 14,532명이 수용되어 있으며, 최근에는 15,000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교도소의 구조와 시설

CECOT는 8개동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동마다 32개의 감방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각 감방의 크기는 약 100㎡(약 30평) 정도로, 이 공간에 75명에서 80명 가까운 수감자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감방 내에는 세면대 2개와 화장실 2개가 전부이며, 스테인리스로 된 3층 침상과 철창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교도소 둘레 2.1km에는 11m가 넘는 콘크리트 벽과 전기 울타리, 19개의 망루가 설치되어 있어 철저한 보안 체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천장을 통해 자연채광이 가능하지만, 위쪽에서는 교도관이 총을 들고 24시간 감시하며, 필요시 바로 총을 쏠 수 있는 구멍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의 '범죄와의 전쟁'

엘살바도르의 강경한 치안 정책은 2019년 취임한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의 핵심 공약이었습니다. 부켈레 대통령은 2022년 3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본격적인 '범죄와의 전쟁'을 개시했습니다. 이 정책의 핵심은 MS-13(마라 살바트루차)과 18번가 갱을 비롯한 갱단들을 테러조직으로 지정하고 대대적인 소탕 작전을 펼치는 것입니다.

 

비상사태 선포 후 지금까지 약 8만4,260명이 갱단원이라는 혐의로 체포되었습니다. 이는 엘살바도르 전체 인구 630만 명의 약 1.3%에 해당하는 수치로, 성인 인구의 약 2%가 수감된 셈입니다. 이로 인해 엘살바도르는 세계에서 인구 대비 수감률이 가장 높은 국가가 되었습니다.

강경 정책의 효과와 성과

부켈레 대통령의 강경한 범죄 척결 정책은 실제로 상당한 효과를 거두었습니다. 엘살바도르의 살인 사건 발생률은 2015년과 비교하여 무려 92% 감소했습니다. 한때 하루 최대 600건이 발생하던 살인 사건이 하루 평균 2건 정도로 급감했습니다. 이는 8년 만에 50분의 1로 줄어든 수치입니다.

 

이러한 치안 개선의 효과로 부켈레 대통령은 엘살바도르 국민들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5.2%가 부켈레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지지한다고 답했습니다. 부켈레 대통령은 "국민들이 거리에서 죽어가는 것을 보느니, 차라리 독재자라고 불리길 원한다"며 갱단 척결 정책을 지속할 것임을 강조했습니다.

교도소 운영 방식과 생활 환경

CECOT의 운영 방식은 매우 엄격합니다. 수감자들은 하루에 단 30분만 감방 밖 활동이 허용되며, 가족 면회도 금지되어 있습니다. 850여 명의 군·경 인력이 밤낮으로 경비를 하고 있으며, CCTV를 비롯한 각종 감시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습니다.

 

수감자들의 생활 환경은 매우 열악합니다. 매트리스도, 화장실도 없는 큰 감방에 80명씩 수용되며, 무장 군경이 24시간 조명을 밝히고 감시합니다. 문제를 일으킬 경우 독방에 수용되는데, 작은 구멍을 제외하고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 방치되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3개 교도소에서 '교도소 생활비'를 징수하고 있습니다. 수감자 가족들은 죄수복과 급식, 비누 등 청결용품을 사용하는 대가로 한 달에 약 22만원을 내야 합니다.

국제적 인권 논란과 비판

CECOT와 엘살바도르의 강경한 치안 정책은 국제사회로부터 심각한 인권 침해 우려를 받고 있습니다.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비인간적인 사진들"이라며 "인류사에서 가장 어두웠던 순간들의 장면이 떠오른다"고 비판했습니다.

 

인권단체들에 따르면 최근 2년 동안 엘살바도르 교정시설에서 의문사 등으로 숨진 사람이 미성년자 4명을 포함해 265명에 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범죄 조직원으로 의심만 되면 영장이나 재판도 없이 구금되는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유엔 고문방지 소위원회의 미겔 사레 전 위원은 "아직까지 세코트에서 석방된 사람이 아무도 없다"며 "공식적으로 사형을 선고하지 않고 사람들을 구금하는데 이용되는 것 같다"고 BBC에 밝히기도 했습니다.

미국과의 협력과 수감 아웃소싱

최근 엘살바도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수감 아웃소싱' 협력을 체결하여 또 다른 국제적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2025년 3월 엘살바도르 정부는 미국에서 추방된 베네수엘라 갱단 조직원 200여 명을 CECOT에 수용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대부분 베네수엘라 출신인 이들을 1년간 세코트에 수용하는 대가로 600만 달러(약 85억 원)를 부켈레 정부에 지급하고 있습니다. 부켈레 대통령은 미국에 "교도소 시스템 아웃소싱 기회를 제공했다"며 "미국에는 낮은 수수료지만, 우리 입장에선 교도소 시설 유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부켈레 대통령은 심지어 미국 국적의 범죄자들도 수용할 수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저렴한 비용으로 교도소를 아웃소싱하는 셈"이라며 엘살바도르의 제안을 크게 환영했다고 밝혔습니다.

교도소 확장 계획

엘살바도르 정부는 미국에서 추방된 이민자들을 수용하기 위해 세코트의 규모를 두 배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은 부켈레 대통령과의 회담 후 "엘살바도르에는 80에이커(약 32만㎡) 규모의 부지가 있고 (교정시설을) 계속 건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페루 정부도 엘살바도르 교도소로 범죄자들을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되었습니다. 에콰도르, 온두라스, 파라과이 등에서는 유사한 형태의 교정 정책을 도입하기 위해 엘살바도르 세코트를 '견학'하는 등 주변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엘살바도르 국민들의 반응

국제사회의 인권 침해 우려에도 불구하고 엘살바도르 국민들의 반응은 상당히 긍정적입니다. 한때 중남미 내 가장 위험한 국가 중 하나였던 엘살바도르의 치안이 단시간에 크게 개선되었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밤에 외출하기 두려웠던 시민들이 이제는 안심하고 거리를 다닐 수 있게 되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부켈레 대통령은 "민주주의와 법치의 수호자라는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건, 인권이라는 이름으로 살인자를 처벌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라고 인권 단체들의 비판에 반박했습니다. 그는 "언론이나 사회단체가 의미를 따지며 말로 논쟁할 때 우리는 결과를 달성하는 데 집중하려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향후 전망과 과제

엘살바도르의 CECOT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교정 정책의 실험장이 되고 있습니다. 강력한 범죄 척결 효과를 거둔 것은 분명하지만, 인권 침해 논란과 과도한 공권력 사용에 대한 우려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과의 수감 아웃소싱 협력은 엘살바도르가 '세계의 감옥'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국제인권단체들은 엘살바도르가 미국 추방자들을 위한 '블랙홀'로 전락하고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부켈레 대통령은 앞으로도 강경한 갱단 척결 정책을 지속할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는 "갱단 척결을 통해 사람들이 마침내 평화를 누리며 살 수 있게 되기를 바랄 뿐"이라며 정책 의지를 재확인했습니다.

결론

엘살바도르의 CECOT는 현대 교정행정의 극단적인 사례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단기간에 범죄율을 크게 낮춘 성과는 인정받지만, 인권 침해 우려와 국제법 위반 가능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습니다.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의 강경한 범죄 척결 정책이 향후 엘살바도르 사회와 국제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속적인 관심과 관찰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